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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개발자의 리얼 라이프.

cheersHena 2020. 12. 13.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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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글은 현직 개발 1년 6개월 차가 느끼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을 알립니다.

 

The Programmers.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 

개발자, 프로그래머, 디벨로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그들을 부르는 언어는 다양하다. 

그들의 이미지를 한번 떠올려보자면, 까만 배경에 알아볼 수 없는 영어들로 빼곡히 채워진 화면을 들여다보며 우다다다다 키보드를 갈겨(?)대면 유저들이 사용하는 프로그램, 웹사이트, 어플리케이션 등이 뚝딱뚝딱 만들어지는.  뭐 그런 . . you know? 

이제는 우리의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구글, 페이스북, 카카오 등 내로라하는 IT기업들이 떠오르고 그것들을 만들어내는 자들은 왠지 똑똑하고, 창의적이고, 능력자 일 것만 같다. 

나도 개발자!! (라 쓰고 생계형 코더라 부른다) 이지만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일해보지는 않았기에(못했기에..?) 나는 그들의 세상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개발자 상위 1-30% 에 속하며 내 주위에는 아주 드문, 개발을 일이자 취미이자 즐거운 놀이로 다루는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조심히 추측해 본다. 사실 미디어에 많이 비춰지는 개발자 이미지는 이 상위의 능력자의 모습들이라 같은 개발자이지만서도 괴리를 느끼는 게 사실이다. 

 

남은 7-80% 의 현실 개발자들의 모습은 그런 이상적인 모습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적어도 내가 속해 있는 세상은 그러하다. 국내의 개발 생태계는 대부분 대기업 및 공기업이 갑이 되고 그 밑에 수많은 하청업체들이 을이 되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는데, 또 을의 위치 안에서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까지 존재할 수도 있음) 의 피라미드 구조가 형성된다. 하청업체의 대부분이 이런 구조로 대기업 또는 공기업의 사업을 따내는 일로 수익을 창출한다. 이 을 내에서 갑을병정-의 하청업체에 속한 모든 개발자들이 각 분야에서 비슷한 프로세스로 열코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바닥은 넓은 듯 좁아서 한 프로젝트에서 같이 협업을 진행했던 또 다른 하청업체의 사람들을 새로운 프로젝트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일도 왕왕 일어난다. 

 

나는 갑의 입장에서 일을 한 경험이 있고 지금은 을의 입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갑의 위치에 있을 때는 개발자는 아니었지만 (개발직을 예상하고 전산직으로 지원을 했지만 기획직으로 발령이 났었다.) 내가 느낀 바로는 대기업에서는 직접 개발보다는 관리의 느낌이 강했고 실질적으로 개발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하청업체의 개발자들이었다. (지금은 그 입장에 내가 있게 된 것이다.)  당시에, 하청업체 사람들이 상주를 하면서 프로젝트에 참여를 했었는데 정직원들이 칼퇴를 할 때, 항상 남아서 야근을(턱까지 내려온 다크써클과 함께..) 하던 모습을 본 경험이 있다. 개발을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던 나로서는 야근을 하던 그 모습마저 부럽게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는데, 야근에 철야작업이 당연해진 지금, 그때의 순수했던 내가 참 귀여울 따름이다. (ㅎㅎ) 하지만 그때의 경험이 지금의 고단함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다. 철야에 밤을 꼬박 지새우고 돌아와서 기절을 하면서도 그래도 한때 내가 갈망했던 일을 드디어 내가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 

 

그때의 나는 몸은 편했지만 직업에서 오는 만족도가 제로였기 때문에 삶 자체가 무료하고 회의적이었다. 지금의 나는 몸은 힘들지라도 성장하고 있다는 성취감이 나를 또다시 살아나게 만들어 준다.

물론 대기업에도 능력 있는 개발자들이 많고 개발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대기업에서는 이미 갖추어진 툴을 사용해서 그 환경에 맞는 개발만 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체계가 워낙 잘 갖추어져 있어 각 부서의 직원들은 주어진 자기 할 일만 하면 된다. 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그런 체계가 부족하다 보니 이것도 내가 해야 하고 저것도 내가 해야 하는 일이 허다하다. 매번 고객사가 바뀌니 개발환경도 참으로 다이나믹하다. 솔직히 말해서 일하는 입장에서 불만이 생길 때도 많다. 아니 이것까지 내가 해야 하나..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르지만, 그 고생을 하고 나면 그게 바로 내 실력과 경력으로 남더라. 

그렇다고 이 일이 좋아 죽겠다거나, 지금 일하는 환경에 100% 만족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들이 분명히 나를 성장시키고 있음은 확신하고 있다. 앞의 글에서 말했듯이 무조건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바꾸고 난 뒤로는 오히려 이 일에 애정이 생겼다. 어쨌든 내 한 몸 밥 벌어먹게 해주고 있는 일이니까.

 

훗날, 어느 정도 연차가 지긋해졌을 때의 나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이 일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그때는 조금 더 짬바 (신조어 배웠어요.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묻어나는 글을 써 볼 수 있지 않을까? 

 

 

브런치글 발췌: brunch.co.kr/@cheers-hennah/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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