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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개발자입니다.

cheersHena 2020. 12. 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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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을 좋아하는 개발자는 과연 몇이나 될까? 

 

주변에만 봐도 개발이 좋아서 한다는 개발자는 가뭄에 콩 나듯 찾아보기가 어렵다. 나는 컴퓨터 공학 전공자이기는 하지만 개발이 지지리도 싫었다. 그래도 어쩌겠나, 평범한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취업을 해야 하고 먹고살아야 했기에 개발 공부를 하고 개발 분야로 취업준비를 했다. 운이 따라 주었는지 취업난 시기에 비교적 빠른 시기에 취뽀를 하게 되었으나,

 

 

인생이란 얄궂은 놈은 절대로 나의 계획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었다. 

 

실제로 일하게 된 부서는 개발직이 아닌 전기분야로 발령이 나게 되었고, 그 안에서의 포지션은 개발 기획 쪽이긴 했지만 기대와는 완전히 엇나간 업무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겉으로 볼 때 취업을 빨리 한 점, 공사 계열이라서 업무환경이 편했던 점 등으로 봤을 때는 좋아 보였을지 모르겠지만 원하던 일을 할 수 없었고 직업적인 만족도가 완전히 제로였던 그 시기는. 내 인생에서 가장 자존감이 바닥을 쳤던 시기였다.

내 자리가 아닌 곳에 앉아있는 것만 같은 느낌은 나의 내면을 한없이 피폐하게 만들었다. 치열한 고민 끝에 퇴사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하게 되었고, 당시에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인정하는 '도피성'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게 되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개발 때려치우고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찾겠어!!! 

 

라는 명분으로 떠나게 된 워킹홀리데이.

나의 꿈, 나의 미래, 앞으로의 방향성 따위들에 대한 답을 찾아오리라 결심을 하고 호기롭게 떠났지만, 막상 가족도, 집도, 아무 연고도 없는 타국에서의 현실은 그야말로 발가벗겨진 낙동강 오리알 신세였다.

물론 나는 그때의 내 선택과 워홀 경험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 경험은 내 인생에 너무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그러나 생존에 아등바등해야만 했던 시간 속에서 미래와 꿈을 향한 진지한 고찰 따위를 고민할 겨를은 주어지지 않았고 그런 것들을 다 상쇄시킬 만큼 좋아하는 일이라는 건 내게는 찾아오지 않을 모양이었다. 그렇게 먹고사니즘, 영어공부, 아르바이트에 치여 살아가던 와중 공교롭게도 아일랜드가 유럽에서 IT의 성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구글, 페이스북 본사 외 여러 IT회사들이 아일랜드에 모여있었고 같이 살던 플랫 메이트 친구 중 4명 중 2명이 IT업계에 종사하고 있었다. 그렇게 본의 아니게 IT쪽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많이 접하게 되면서  개발자로 끝내 일해보지 못했던 것에 대한 마음 한편 숨어있던 미련이라는 놈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다시 한국.

 

 

다시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하다.

 

어느 정도 나이도 찼고 이전 경력과 연봉을 모두 포기해야만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자로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좋아하는 건 모르겠고, 일단 할 수 있는 걸 해야 했다. 그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6개월간의 국비지원 IT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일단 현업에서 발로 뛰어 경력을 쌓는 것 만을 목표로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모든 과정이 순조롭지는 못했다. 악덕기업을 잘못 선택해서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기도 하고 또래 친구들의 직급이 바뀌는 동안 여전히 신입 딱지를 떼지도 못했지만 약 1년 7개월 차 현직 개발자로 일하는 지금,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업무환경이라던지 기업 인지도는 첫 직장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을지 몰라도 나의 개인적인 실력. 스킬업에 있어서 만족도는 월등히 높아지게 되었다. 이런 성취감은 힘든 환경에서도 나를 계속해서 버텨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다.

고백하건대 나는 내가 하는 일. 즉, 개발이라는 일을 여전히 좋아하지는 않는다.

좋아하지는 않지만 다른 좋아하는 것을 하거나 찾기 위한 아주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좋아하는 일을 꼭 업으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좋아하는 걸 하는 거다. 이 생각이 내 삶의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를 지킬 수 있는 기준이다. 지금 나의 최종적이자 장기적인 목표는 경력을 쌓아서 프리랜서 개발자로 일하는 것이다.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고, 오롯이 홀로 선 개인으로서 스스로 만족스럽게 일하고 그 대가로 나의 자유를 즐기고 싶다.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이다. 

 

디지털이 일상이 된 시대에서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계시는 분들이 실제로 IT분야로 많이들 전향하는 추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공백기 이후 개발자로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던 경험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국비지원 교육 수료, 이전 경력을 포기하고 신입으로서의 구직 등)

실제 나의 직장에서만 봐도 그런 케이스의 분들이 위아래로 꽤 많이 계시고 당사자들과 해당 주제로 대화도 많이 나누곤 한다. 현직자이기도 하고 전공자였기에 주변에는 개발종사자들이 꽤 많은 편인데, 실제로 개발자의 종류와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다. 개발언어만 해도 수백 가지 이상이고, 같은 언어 안에서도 프런트엔드/ 백엔드 파트로 나눠지며 그 안에서도 웹 개발자/ 서버 개발자 / 모바일 개발자 등 분야를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서 그 가지가 무한하게 뻗어나갈 수 있는 분야가 개발 분야이다. 

이 업계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 진입장벽이 비교적 높은 편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장벽이 낮은 분야가 자바 웹 개발 분야이다. 내가 종사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며 나 같은 생계형 코더가 90% 이상 존재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현직 생계형 코더로서 직접 경험하고 바로 옆에서 일어나는 생생한 이야기들을 이쪽 길로 진입하고자 하는 분들께 들려드리고자 한다.

 

To Be Continued... 

 

브런치글 발췌: brunch.co.kr/@cheers-hennah/22

 

개발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개발자입니다.

개발을 때려치웠다가 다시 개발자로 일하게 된 과정. | 개발을 좋아하는 개발자는 과연 몇이나 될까? 주변에만 봐도 개발이 좋아서 한다는 개발자는 가뭄에 콩 나듯 찾아보기가 어렵다. 나는 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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